사형.
지금 한국에는 사형제 존폐 논란이 뜨거운것 같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런일로 시끄럽게 논란을 벌이고 시간 낭비하는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아무튼 말이 많은것만은 사실인것 같다.
살인범에게는 용서만큼 무서운 벌이 없다는 소설가 공지영씨의 말을 전해 들었다. 과연 그럴까? 내가 보기에는 옳지만은 않은 말인것 같다. 상식적으로 그리고 경험상 우리는 용서를 해줬을때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사람과 자신이 저지른 죄가 별것 아닌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조금의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 최소한 두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지영씨는 분명 후자는 생각하지 못한것 같다.
나는 공지영씨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봤기 때문에 무슨 생각에서 사형제도 폐지론을 펴고 있는지는 대충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그런데 영화에 나온것과 같이 실수로 얼떨결에 사람을 죽이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세상에는 분명 맨정신으로 그저 사람 죽이는것이 좋아 죽이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번에도 공지영씨는 후자의 경우는 생각하지 않은것 같다.
편협함이다. 내가 판단하는 공지영씨의 생각과 발언은 ‘편협’이라는 한단어로 압축되는것 같다. 살인범의 심리와 살인동기, 그리고 살인수법이 다양하듯 살인범을 처벌하는 방법또한 다양해야 하지 않을까? 피해자 가족이 용서를 할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듯 사형이 필요할 때와 그렇지 않을때도 있는것이 아닐까?
반면, 사형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비교적 간단한것 같다. 사람이 사람의 목숨을 가져가는 처벌은 비 이성적이고 야만스럽다는 것. 그리고 사형제도 폐지야 말로 ‘선진’이며 ‘앞선’ 생각이라는 밑음이 그들 생각의 기본 바탕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나는 그들과 같은 철저한 이상주의자가 아니라 현실주의자에 가깝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말이다.
구체적으로는 어떠한 방법을 쓰든 실질적으로 피해자 가족이 사형집행의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것이 가장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피해자 가족이 용서할수 있다면 아무리 흉악한 살인범이라 할지라도 그 누가 처벌할 수 있을까? 물론 살인범을 용서하지 못하는 피해자 가족을 비난하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생겨날수도 있겠지만 자기 가족을 살해한 사람을 용서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할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과연 몇명이나 될까? 연쇄 살인범의 경우라면 피해자 가족중 한명이라도 용서하지 못할 경우에는 사형을 집행하는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
물론 위와 같은 생각은 일종의 ‘보복’이므로 비이성적이고 구시대적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죄에 대한 벌은 일종의 보복이다. 소매치기범을 ‘구속’하고 교도소에 가두어 놓는것 또한 소매치기 행위에 대한 일종의 사회적인 보복이라면 보복이다.
같은 살인이라 할지라도 상황과 정도가 다르듯 처벌 또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하려면 위와 같은 방법이 적절하지 않을까? 따라서 사형제도의 폐지는 대부분의 살인피해자 가족이 사형수를 용서하고 무기수로 전환시키는 그 무렵이 되면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부산물이 되어야 할 것같다.
솔직히 범죄 피해자도 아니며 윤리나 철학자도 아닌 소설가 공지영씨가 국회에서 살인제도 존폐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못한일이라 생각된다. 범죄로 인해 가족을 잃은 고통은 직접 피해자가 되지 않고는 아무도 알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요즘 ‘밀어붙이기’ 라는 말을 상당히 싫어하는것 같다. 그런데 그 밀어붙이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정작 사형제도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으니 참 우스운 일이 아닐수가 없는것 같다. 내가 말한 대로 대부분의 살인피해자 가족이 용서할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는 그날이 될때까지 기다리거나, 그날이 오도록 노력하기 보다는 법으로 사형제도를 폐지시켜 버리고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살인범을 억지로라도 용서 하도록 만들자는것이야 말로 정말 밀어붙이기가 아닐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에는 분명 그 존재의 가치와 목적이 모두다 잘 살자는 공익의 목적에 반하는 사람이 있다고 믿는다. 물론 내가 충분히 오래 살지 않았고 세상을 잘 알지 못해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것인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지금의 나는 그렇다. 인간으로서는 저질러서는 안되는, 도무지 현대 사회의 통념으로는 이해될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라 할지라도 정기적으로 헌혈 하게 만들고, 사망시 성한 모든 장기를 기증하게 하는 것도 아니라면 그들의 존재가 남에게 피해되지 않을수가 있을까 싶다. 무기수로 교도소에서 평생 복역한다 할지라도 국민들의 혈세를 빨아먹는? 기생충 밖에는 되지 않을테니 말이다.